근래 청문회를 보면서 다시금 생각나던 내용
–
언어에 대한 생각
언어를 제대로 다루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얼마나 전달되었을까, 또는 본질에 얼마나 접근했을까
생각해보면 언어로 사물의 본질을 객관적이고 완벽하게 표현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불완전한 도구로 법을 만들고 집행한다.
언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은 유죄, 어떤 사람은 무죄가 된다.
단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그럴 수 있다는 말이다.
똑같은 현상, 사실에 대해 말할 때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 서로 다르게 해석한다.
정치와 권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어를 사용하고 보편적인 합리화를 강요한다.
법과 언어를 잘 구사하는 대리인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
색약. 색약인 사람은 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색으로 문자를 만들었다면 읽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
글을 읽을 수 있어도 온전히 알 수 없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장님이나 다름 없다.
글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도록 써야한다.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 소통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누구의 잘못인가.
이 작업은 기본적으로 초성·중성·종성을 CMY의 일정한 비율로 조합해서 만든 것이지만
그것은 단순히 수치일 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 의도는 아니었으므로
어떠한 색을 대입해서 만들어도 상관없을 뿐더러 수치 또한 제 마음대로 적용해도 된다.
CMY로 색을 분할한 것은 한글의 특성상 초성·중성·종성이 모여 글자가 되듯,
CMY를 섞어 하나의 색으로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러다보니 눈으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낮은 비율의 색도 나오게 되었는데
그것도 개의치 않기로 했다.
–
진달래 도큐먼트 01 시나리오中